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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와 신학
10/7/93
이달에 생각한다 - 정치 -

                             주 준희 (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교수. 정치학)

선진 도덕국가로서 신한국의 비젼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의 국회 국정연설에서 "신한국은 선진국의 위상과 도덕국가의 위상을 함깨 갖는 조국"이라고 정의하고, "저는 이땅의 선진국가 도덕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바랄뿐입니다"
라고 하여 도덕국가라고 하는 개념을 재차 강조하였다.  무엇이 도덕국가인지 명확히 규정되지는 않았지만 신한국의 가치로서  동 연설문에서는 부정부패의 척결, 자율, 창의, 전통문화와 첨단문화의 창조적 결합, 인간에 대한 사랑, 민주, 자유, 복지, 인권등 보편적 가치, 공동체의식등이 부각되었다.
   이에 대해서 만만치 않은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불신자들은크리스챤 장로인 김대통령이 자신의 "특정 종교적 신념"을 사회에 강요하려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기도 한다.
   일례로 다음날 J일보의 사설은 도덕주의가 지배적 국가 이데올로기의 지위로까지 올라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면서, 근대국가는 어디까지나 법치주의와 시장법칙, 그리고 관료합리성에 의해 굴러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신앙이 세속적 산업국가의 지배이데올로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사설은 또한 신한국은 법치주의 국가로서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에는 누구나 마음껏 돈을 벌고 재산증식을 하고 즐기고 활개치며 개인의 이익과 사생활의 행복권을 추구할 수 있는 지극히 세속적인 국가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무서운 율법사가 개인의 사생활까지 들여다 보면서 회개하라고 꾸짖고 벌주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면서, 세계를 뛰며 돈을 신나게 버는 분위기만이 21세기의 한국을 보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물론 도덕국가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여 그 부작용을 지나치게 우려한데서 기인한 것이다.  이것은 불신자에게 하나님을 믿으라고 전도할 때 하나님을 믿으면 술도 못마시고 담배도 못피고 못하는 일이 너무 많으며 구속된다는 생각에 거부하고 기피하는 것과도 일맥 상통한다.  도덕국가라는 단어는  신나게 돈을 벌어 즐기고 활개치며 살고싶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금욕과 절제의 청교도적 윤리를 강요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하나님께 순종하며 사는 경건한 삶이 진정한 자유이며 해방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발전이라고 하는 것이 물질적 풍요와 자유를 추구하는 데 그치기보다는  보편적 가치와 윤리에 기반한 도덕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기본 취지에는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우는 나라들은, 확실히 우리보다 잘사는 법치국가인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교회의 쇠퇴와 함께 심한 영적 공백과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의 성문제를 비롯한 성적타락과 퇴폐 문제도 우리보다 심각하며, 마약과 폭력문제도 심각하고, 도시범죄율도 높고, 가정이 쉽게 파괴되고 이혼하는 율도 훨씬 높으며, 혼자 외롭게 사는 노인문제도 우리보다 심각하다.
   우리는 서구적 근대화와 발전을 맹목적으로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바람직하지 못한 점들에 대해서 사회적 방파제를 마련하여 건전한 가정과 사회의 미풍양속을 지켜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신나게 돈버는 것도 좋지만 사회가 부정부패 퇴폐향락에 빠져들지 않고 건전한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도덕국가를 지향한다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자본주의가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사회로의 발전을 가려 오려면 그 사회전체를 든든히 받쳐주는 윤리적 가치가 정착해야 한다.  가치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발전은 인간을 타락시킨다.  돈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돈이 인간을 노예로 만든다.  돈을 위해 불의를 저지르고 돈을 벌기 위해 살고 좀더 많은 상품을 소비하기 위해 살게 된다.  이웃의 가난과 고통에 눈이 멀게 된다.  한탕주의가 되고 허세를 부리며 부동산 투기, 도박, 카지노, 빠찡꼬로 쉽게 돈을 벌려 하고 뇌물과 촌지가 성행하게 된다.
      우리의 예절, 인정, 돈독한 인간관계, 더불어 사는 공동체생활, 미풍양속등을 애써 지켜갈 필요가 있고, 정의로운 법질서와 경제윤리가 확립되어야 하며,  정직하고 공정한 민주시민정신을 함양하여야 한다.  이것은 방향감각없는 경제성장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단순한 선진국가의 추구 못지 않게 도덕국가의 추구는 우리민족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핵심적인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도덕국가개념의 정치적 난점
   문제는 선진 도덕국가라는 목표 자체보다는 그것을 실현하는 수단과 절차에 있어서 정치의 역할,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국가가 도덕가치를 정의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공권력을 활용하게 된다면 예상되는 수많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어떻께 정치가 도덕국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첫째, 현대와 같이 다양한 사회에 있어서, 예를 들어 전통적 유교적 도덕과 크리스챤 윤리와의 갈등 속에서 어떠한 것이 더 도덕적인가를 객관적으로 국가가 기준을 세우는데 무리가 있는 것처럼, 도덕자체의 정의에 대한 의견일치가 어렵다.
   둘째, 도덕국가의 실현이 개인, 가족, 종교단체등 사적 영역에서 추구되고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영역에서 정의되고 통제되고 실행되어 진다면, 국가권력의 사적 영역에의 침해, 위선과 율법주의등 수많은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다.
   셋째, 그것은 정치적으로 현명한 목표도 아니다.  결국 예수그리스도가 다시 오시기 까지는 인간은 완전해질수 없을 것이며, 따라서 사회도 완전해질수 없고, 완전한 도덕국가라는 것도 이룰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도덕국가를 내세우는 지도자들은 이상주의와 정치적 무능력의 인상을 남기며 물러나기도 하고, 스스로의 권력 내부에서의 부도덕으로 인해 와해되기도 한다.

정치보다는 복음화에 의한 도덕국가의 구현
    문제는 정치학적이기 보다는 신학적인 것이다.  즉 정치적 권력이 도덕국가를 구현하는데 얼마만큼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부도덕한 인간이 구원없이 정치력만으로 도덕적 사회를 이룰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귀결된다.  타락한 인간이 그리스도 없이 율법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생명에서 멀어진 인간들이 이룬 타락한 공동체가 회복되고 도덕성을 갖는 것은 정치적 강제력이나 캠페인이나 율법이나 이데올로기나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 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  선을 원하여도 행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도덕적으로 되기를 결심해도 부도덕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타락한 인간의 적나나한 상황이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저희 목구명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흘리는데 빠른지라.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저희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로마서 3:11-18)
   결국 도덕 국가를 이루는 길은 복음화에서 시작될 수 밖에 없다.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이라는 복음이 전파되고, 죄인이 회개하고 죄사함받으며 새생명을 얻음으로서 도덕 국가로의 첫걸음이 시작된다.
작은 시냇물들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듯이, 하나님의 자녀들이 자기가 속한 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누룩처럼 번져가며 기독교문화가 창달되며 그들이 속한 국가가  도덕적으로 되어가는 것이다.
   구원과 중생없이 성화를 이룰 수 없는 것처럼  민족의 복음화 없이 도덕국가를 이룰 수 없다.  도덕국가를 이루려면 우선 교회를  성장시켜야 한다.  국가는 최소한  핍박과 불이익에서 교회를 보호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정치를 허락하신 목적은 사회정의를 행하며 교회를 보호하도록 하심이다.

민간차원의 자발적 도덕운동과 교회의 역할
   결국 현대의 다원적 사회에서 도덕성을 함양하고 도덕국가라고 하는 바람직한 이상을 이루는데 있어서 공권력의 지나친 개입과 하향적 도덕률의 집행보다는, 교회의 부흥과 기독교문화의 확산, 국민 개개인의 의식함양과 자발적 시민운동등 밑으로부터의 도덕적 문화 형성이 중요하며, 정치는 이를 고무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교회가 성장하고, 보호받고,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격려하며 크리스챤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야 말로, 그것이 지나치게 노골적이라서  종교전쟁을 유발하지 않도록 세심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다면, 도덕국가의 수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략일 것이다.
   이제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구원받은 자의 거룩하고 흠없는 삶과 성화과정이 우리의 민족과 국가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도록, 실천하는 신앙의 성숙을 이루며 사회전반에 기독교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예술인은 예술인대로,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공무원은 공무원으로서, 회사원은 회사원으로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학자는 학자대로, 각자 하나님이 부르신 곳에서 믿음을 실천하며 하나님의 나라가 누룩처럼 번져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크리스챤의 삶의 양식이 어떠해야 하며 구체적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이 무엇인지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영적각성의 절박성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중국이 핵실험을 했고, 사회주의를 완성하겠다는 기치 하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한국의 수출시장을 잠식해들어가고 있다.  이미 동남아의 신흥중공업국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시장에서 한국상품을 능가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 1호를 핑계로 일본은 4.3 톤의 플라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엄청난 돈을 들여 "전역 고공 미사일 방위체제"를 구축할 것이며, 최신형 무기를 개발할 것이고, 곧 아태지역 군사회의를 개최할 것이다.  호소카와 내각의 실세인 오자와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는다면 구한말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도 대두하고 있다.   독일은 통일 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우리 역시 통일을 이루어 내려면 엄청난 비용과 후유증을 예상하고 이에 대처해야 할 것을 시사한다.
   이 민족이 사는 길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 일본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미국까지를 복음화하는 것이다.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순종하고 나아갈 때, 하나님은 반드시 인간의 눈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개혁과 통일을 성공시켜 주시며, 선진 도덕국가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러할 때 한국은 아세아태평양지역의 주도적 국가로서, 아세아와 세계의 복음화 중심의 사역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삼가 듣고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그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세계 모든 민족위에 뛰어 나게 하실 것이라.... 네가 많은 민족에게 꾸어 줄찌라도 너는 꾸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로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되지 않게 하시며 위에만 있고 아래에 있지 않게 하시리니  오직 너는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듣고 지켜 행하며 내가 오늘날 너희에게 명하는 그말씀을 떠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다른 신을 따라 섬기지 아니하면 이와 같으리라." (신명기 28장)

 

 

                                - 끝 -

       
 


Professor of Politics, L.A. Institute of Interntional Studies